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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페이지의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고 힘들게 읽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시선을 떼고 잠시 생각하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려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며 읽었다.
읽어선 안될 책에 선정될 정도로 어둡고 위험한 책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그의 이야기의 시작되기 전, 서문에 해당하는 1부 지하를 읽을 때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했다.

 

너무나 심술궂고 고집있지만 자신감에 꽉 차 있고 때로는 너무나 유약하고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주인공
고통 속에서 쾌감을 느낀다는 그 말은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이해할 수가 없고 심오하기까지 하다.

 

자신만의 세계인 지하에 갇혀 그럴듯한 합리화로 꽁꽁 싸여사는 생활

그와 동시에 주목받고 싶고 끓어오르는 지배욕에 휩싸인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모든 인간들의 모순을 제대로 설명한 것 같다..

 

스스로 느낀 굴욕감에 못 이겨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복수라고 표현하기에도 너무나 유치하고 아이같은)

되도 않는 자기만족적인 승리의 쾌감으로 제멋대로 승자의 자리에 오르는 주인공-
뭔가 굉장히 안타깝고 씁쓸하면서도 또한 공감이 되는 부분에 마음 편히 읽어내려갈 수가 없었다.

 

 

우울하다.
그가 속사포처럼 내뱉은 두서없는 문장들은 정신없으면서도 설득력있고, 히스테릭한 정신상태를 온전히 드러낸다.

 

인간실격의 요조와는 정반대의 느낌을 자아낸다.
같은 우울함 속에서도 지하생활자는 뭔가 거칠고 반항적이며 냉소적이다.

 

성격이상자로도 느껴지는 히스테릭한 성격은 내면과 현실의 괴리감에 끊임없이 충돌한다.

과연 치료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

 

하지만 읽는 내내 주인공에 푹 빠져있는 나를 느끼곤 했던 것 같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뼈 속까지 어두운. 배배 꼬인 당신을 만나보고 싶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천재적인 문장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나는 병자다. 나는 악인이다. 나는 매력이 없는 사람이다. 내 생각엔 간이 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난 내 병에 대해 결코 알지 못하며 내가 아픈 줄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의학과 의사들을 대단히 존경하긴 하지만, 치료를 받고 있지 않으며 치료를 받아본 적도 없다.

게다가 난 상당히 미신을 믿는 사람이다. 하지만 의학을 존경하는 정도로만 믿는다.

(난 미신을 믿지 않을 정도로 교육받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미신을 믿는다.)

 

 
만약에 의욕이 이성과 완전히 합치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스스로 의욕을 버리고 이성에 순종하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성을 완전히 지니면서 무의미한 것을 원한다는 건

이성에 역행하여 자기에게 해로운 걸 원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런 짓을 할 바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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