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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저지른 자와 이를 묵인한 자 중 과연 어느쪽이 더 나쁜가?
읽는 내내 너무 충격적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인함을 문자 그대로 마주했을 당시엔
머릿 속에 그려지는 충격의 장면들 때문에 그 아픔을 가라앉히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실화를 소재로 풀어쓴 소설이라서 실제 주인공인 '실비아'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악의 심연.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감정이기에 그 누구도 속을 알 수 없지만
데이비드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다들 나에게 정상이 아니라고 삿대질할까
그는 그 아찔한 상황들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아챘고 위험을 감지했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서는 호기심이 그의 마음을 장악하고 있었다.
위험하지만 결말이 궁금했던 거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나쁘지만 그것을 방관하는 것은 무섭다.
실제 사건에서 실제로 학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한 채 방관한 이웃이 있었다는 사실.
이는 영화 '아메리칸 크라임'에서도 한 컷 정도 표현이 되었지만
97분의 상영시간 중 그 잠깐의 한 컷이 내겐 가장 절망적으로 다가왔다.
이미 소녀는 죽었고 잘못을 저지른 자는 댓가를 치뤘지만
방관한 자는 아무런 죄도 성립되지 않은채 또 다른 내일을 보낸다.
그 사실이 치가 떨리게 무섭고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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